프로메테우스, Prometheus, 2012

정말이지, 33년전의 에이리언과 너무 똑같이 닮아있다.

? 에이리언 1편으로 유명한 (적어도 내게는) 리들리 스콧은 인터뷰에서 그기 준비하는 영화 “프로메테우스”에 대해 에이리언의 프리퀄이라는 질문에 대해서 부정했지만, 영화를 보고난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에이리언 시리즈(정확히 4편 모두)에 프로메테우스 이야기를 덧붙였을 뿐이다.

그리고 리들리스콧은 그 동안의 보고 들은 것을 과시하듯 영화는 몇몇 오마쥬도 보여준다. 오프닝부터 시작하여 우수선의 시퀀스까지, 특히 우주선 내의 시퀀스는 존경해 마지 않는 감독, 스탠리 큐브릭의 2001: A Space Odyssey를 연상케 할 정도다. (게다가 애시당초 에이리언 시리즈를 볼때, 난 늘 인조인간 녀석-비숍이 HALL을 풍자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왔다.) 그러나, 에이리언1에서 컴퓨터였던 마더는 극적으로 (2-4편의 시리즈에서처럼) 인조인간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리들리 스콧은 전투와 기체 및 각종 액션파트는 완벽하게 제임스 카메론의 것을, 출산과 공포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장피에르 주네의 그것을 흉내내고 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도대체 이 영화가 왜 에이리언 시리즈의 프리퀄이 아닌지 궁금할 따름이다. 게다가, 에이리언 시리즈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통신기록 장면은 걱정스럽게도 이 영화가 시리즈물이 될 것이라는 불길함만 던져준다. 또한,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파괴된 우주선의 내부는 에이리언1과 블레이드 러너의 세트와 완벽한 붕어빵이다. 이쯤하면 이제 리들리 스콧이 자신의 영화에 대한 스스로의 오마쥬를 보여주는 말도 안되는 해석으로 몰고 가게 된다.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 마지막 장면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이역시도 기존의 영화들의 장면일 뿐 독창성이 너무 결여되어 있다. 영화 관객들이 대부분 나와 비슷한 나이대와 심지어 30대 후반과 40대 아저씨도 있는 것으로 보아 에이리언의 향수를 찾아 오신것이라 믿고 싶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완벽한 성공이다.

그러나 너무나도 안타깝게도, 이 영화는 제목부터가 프로메테우스라고 하면 안되는 영화였다. 차라리 “Alien: The Beginning,?Prometheus”라고 했다면 이해할만하다. 하지만, 도저히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 영화는 에이리언의 몸뚱이에, 아주 얕은 프로메테우스 이야기를 포장지처럼 쌓기만 했다. 프로메테우스, 우리의 창조자가 누구인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우습게도 철학적 고찰이 너무 부족하다. 오프닝의 10분이나 되는 시퀀스 자체가 (보고나면) 우스울 지경이다. 수많은 등장인물에 비해 줄어들기만 하는 이 지루한 이야기는, 글래디에이터, 블랙호크다운으로 이어지는 리들리 스콧의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을 의심케 한다.

이 영화, 프로메테우스는 안타깝지만 1979년 에이리언부터 나오는 에이리언 시리즈의 2012년 웰메이드 판 정도의 영화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덧. 게다가 이 영화를 정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IMAX에서 봐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광활한 화면에 점으로 지나가는 신(아마 인간의 미약함을 표시하려는 의도였던것 같다)이 내 기억으로 최소 3개 이상인 바, 일반 극장에서 보면 그냥 점으로도 보이지 않을 것 같다. IMAX에서도 정말 코딱지만했으니까…?(이 영화는 트레일러 등에서 Real3D IMAX로 표시되는 것으로 보아 IMAX 전용으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확인 못해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