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dolce vita (달콤한 인생) – part I
1.
‘달콤한 인생’
이라고 소년은 생각했다.
비가 오면 달콤해지고, 달콤함은 두근거림으로 바뀌고, 두근거림은 설레임으로, 설레임은 곧 사랑이 되었다.
그리고 그 사랑은 곧 추억이 되었다.
소년은 생각했다.
‘달콤한 것은 영원하지 않은가?’
소년은 영원함을 믿고 싶었다.
매일같이 떠서 자신의 눈을 가리는 따가운 빛의 누우런 태양같은 강렬한 영원함은 아니었다.
단지 소년은 밤이면 누군가의 침실을 비추는 은은한 달빛같은 영원함을 원했다.
하지만 소년은 달은 될 수 없었다.
그래도 소년은 영원함에 대한 믿음을 지키고 싶었다.
2.
아침부터 짜증이 났다.
월요일.
오늘은 월요일이었기에 창민은 더욱 짜증이 났다.
신나게 울려대는 핸드폰의 알람소리.
창민은 핸드폰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지만, 어찌됐든 좋은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다.
남들이 보면 좋아할 핸드폰이지만, 창민은 자신의 핸드폰이 썩 마음에 들진 않았다.
핸드폰 매장에서 최신형 핸드폰에 무슨무슨 기능이 추가되었다고 미친듯이 광고를 해대면,
창민에겐 단지 핸드폰의 알람소리는 더욱 커지고, 더욱 선명해졌다고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렇기에 창민은 최신형이라는 자신의 핸드폰을 무척 싫어했다.
침대에서 반쯤 일어나 핸드폰의 시계를 보았을때가 5시 40분이었다.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두 다리를 동시에 바닥에 내려놓았다.
다행히 바닥엔 아무것도 없었지만 조금 차가웠다.
눈을 비비면서 속옷과 수건을 들고 샤워장으로 들어가서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따듯한 물이 나올때까지 틀어두고 있는데 좀처럼 물은 따듯하지 않았다.
월요일.
모든건 월요일 때문이었다.
월요일이라 아파트 사람들이 모두 같이 일찍 일어나 샤워기를 틀어대는 통에 자신의 보일러가 늦게 작동하고,
월요일이라 밀리는 버스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서둘러 댄다고 생각했다.
그때 창민의 핸드폰이 다시 울려댔다.
“Wake Up! Wake Up!”
‘아. 핸드폰의 스누즈를 꺼버리는 것을 잊어버렸나.’
창민이 그렇게 생각하며 핸드폰을 생각하며 막 화를 내려던 찰나,
따듯하지고 않고 차갑지도 않은, 그냥 뜨겁기만 한 물이 샤워기에서 왈칵 쏟아져 나왔다.
“앗 뜨거.”
벌겋게 데인 발목이 보였다.
또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지만,
순식간에 모든건 ‘월요일’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샤워를 마치고 핸드폰의 알람을 껐다.
그렇게 빨리 준비를 했는데도 버스시간은 촉박했다.
어릴적엔 아침밥미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침밥 없이는 하루를 살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언제부턴가 그 아침밥도 먹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아침의 공복이 마치 월요일마다 벌이는 전쟁처럼 친숙해져버린게 지금의 창민이었다.
6시 31분.
서른살의 창민은 버스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