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연애중 (2008)
6년째 연애중 (2007)
드라마, 멜로/애정/로맨스 | 2008.02.05 | 112분 | 한국 | 15세 관람가 | 감독 박현진
영화제작사 [(주)피카소필름]의 창립작품. 그래서인지 수많은 투자회사들에 이어 가장 안전빵인 연애 이야기로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연출과 제작 간의 타협점인지 모르겠지만 결코 선을 넘는 장면은 나오지 않으며 모든 이야기는 마치 많은 인물들의 지나간 연애 스토리가 그러하듯이 아주 빠르게 진행된다. 심지어는 그 흔한 여백의 장면들이나 인서트 컷도 없이 관객을 쉴새없이 주인공의 바람나는 이야기로 몰아낸다.
하지만 여기서 잠깐. 이렇게 빠르게 이야기가 전개되고나서 결론은?
[이후 엔딩의 스포일러 있음!!!!!!]
그렇다. 앞서 언급했듯이 신생 영화사의 창립작품이다. 결코 모험은 하지 않는다. 또, 이야기를 그렇게 몰아가는 만큼 충격적인 결론을 주고 싶지는 않은거다. 아무리 이야기가 충격적이거나 스스로 받아들이기 어렵더라도, 혹은 자신의 이야기라면 더더욱, 이 이야기는 빨리 흘러가야 한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안전빵, 해피엔딩이니까.
시종일관 위기를 고조시키다가 힘없이 무너져버리는 이 영화. 그렇기에 영화는 결국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그 흔한 일반적인 –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연애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혹자, 이렇게 이야기한다.
‘평범한 연애 이야기가 진정한 연애 이야기야’
아하. 그렇기에 평범한 연애가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는건지? 아니면 적어도 이렇게 평범한 연애이야기를 듣기 위해 (하지만 정작 연애의 과정은 영화적으로 극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값을 지불하고 보는 것인가? (그래도 인정할 것은 이런 식의 스토리가 그래도 대중에게는 매우 안전하고도 편안한 것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관객을 유지시켜주는 마지노선이다. 그래서 이 영화, 마케팅의 문제가 걸려있긴 하지만, 100만은 들어올 듯하다.)
문제는 또 있다. 영화에서는 클라이막스까지 보이는데 클라이막스에서 결론으로 내려가는 길이 너무 가파르다. 도대체 왜 다시 만났는지. 김하늘의 나래이션 하나로 모든 결론을 무마시키기에는 그동안의 이야기들이 너무 아쉬워보이고, 또 스스로 평범한 결론의 영화임을 강조하는 것 같아 대단히 아쉽다.
연출적, 스토리적으로 그다지 뛰어난 영화는 아님에도 캐스팅의 조화는 칭찬할만하다. 특히 지루할 수 있는 영화를 끌고나가는 윤계상, 김하늘 콤비는 6년의 연애라기에는 조금은 어색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느낌(키스와 스킨쉽에서는 특히나!!)을 보여주고 있다. 또, 남녀 조연들의 자연스러운 매력은 캐스팅의 조화와 적절한 곳에 세심한 신경을 쏟는 연출이나 섭외의 탁월한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