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토지공개념
‘토지공개념’
헨리 조지가 처음으로 언급한 이 개념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내어놓은 부동산 정책에 다시금 언급됨으로써 사회적으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토지공개념이란 개인의 소유가 인정된 토지라 하더라도 공익을 위해 제한할 수 있다는 의견의 근거가 되는 개념이다. 과연 이 개념이 우리나라의 부동산 정책에 얼마나 효과적이고, 또한 사회적, 경제적, 철학적으로 장단점은 무엇인가?
토지공개념은 공익의 추구라는 면에서 사회적으로 대단히 옳은 선택일 수 있다. 제도적으로 개인의 토지 소유를 인정하지만 토지 국유화가 아닌 공익을 위해 토지를 보아야한다는 주장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개인의 무제한적인 토지매매로 인한 불로소득의 감소, 단순 토지 투기를 통한 수익의 제한에서 부동산 투기 방지효과, 그리고 생산의 3요소 중 하나인 지대의 안정. 이모든 것이 토지 공개념이 경제적으로 가져다 줄 수 있는 장점들이다.
하지만 개인의 소유권을 과연 공익을 위해 희생시킬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토지 공개념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있어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의 발상은 ‘나 하나쯤은 어떠랴.’하는 식의 발상과 다를 바가 없다. 두 발상 모두 누군가의 희생을 초래하게 되며 대체로 희생을 하지 않는 자들이 주장하는 이기적인 발상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개인이 개인 내에서 무엇을 희생하고 무엇을 얻겠다는 개념은 충분히 성립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개인으로서 존재하는 인간이 아니라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존재로서 과연 개인이 행하는 행동이 타인에게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항상 맞이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다수도 다른 복수의 개인이나 소수의 개인에게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 필수적인 과정에서 우리는 대부분 누군가의 희생을 초래하게 되는데 토지공개념 역시 그 개념이 적용될 토지소유자에게 있어 어떠한 결과와 희생을 초래하는가 하는 분석이 필요하다.
토지공개념이 공익을 위해 부득이 하게 개인의 소유권을 제한한다면, 공익은 혹은 공익을 얻게 되는 공공은 그 개인의 피해를 보상해주는 개념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토지 공개념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져다주는 공익은 인정하고 공익에 희생된 사익을 제도적으로 보조하여 모두 윈-윈 하는 방법을 찾고자 함이다. 예를 들면 일정 이상의 토지매매로 인한 개인의 수익을 제한하여 과세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또한 비교적 짧은 기간에 잦은 토지 매매는 투기를 의심해야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제한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모든 방법은 단순한 자유방임만으로 토지 소유와 매매를 방치할 수 없다는 뜻이며, 궁극적으로 자유방임의 토지 시장은 과거 자유방임이 초래한 빈익빈부익부의 현상을 그대로 야기할 것이다.
토지공개념이 단순히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훼손한다는 발상은 역사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다. 역사의 가르침에서 우리는 이미 종전의 자유방임을 훼손하는 수정자본주의를 도입하였고, 제도적으로 복지의 개념을 이해하고 도입하였다. 그럼에도 또한 사익의 희생을 맹목적으로 찬성하지 않기 때문에 토지 공개념의 필요성과 토지 소유자의 사익 제한과 보상을 충분히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