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225

[배경음악 : Pudding – If I Could Meet Again]

참 길다.

어제 오늘. 남들보다 훨씬 줄어든 군생활이지만 너무 길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조금만 일찍 갔더라도 하는 후회. 정말 거의 한적이 없는데 어제 너무 뼈져리게 그 후회를 느꼈다.

4년만에 처음 만난 현아를 보면서 아직도 내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
돌아서는 길에는 피식하고 웃을 수 있었지만 술과 함께 시간이 지날수록 그 웃음에 대해서도 후회가 들었다.

한시간 반 내내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만 보고 있다는 것이 그렇게 행복한 일인지 정말 몰랐다.
흔들린 사진에서도 그녀를 찾기는 너무 쉽다. 제일 왼쪽 앞.
한두번이었지만 실수할 때에도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았다.

4년전과 너무 똑같았다.

모두 나이가 들어 이젠 모두 변해갈만 한데도 그녀만큼은 별로 변한것 같지도 않았다.

462일. 너무 많이 남았고 또 난 너무 늦게 군에 왔다.
그래. 내가 이제 남들이 후회하는 것과 똑같이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
쓸데없는 후회지만 그래도 할랜다.

정말 바보다.

덧….
거두기엔 너무 모자란것.
그리고 도움닫기는 언제나 기대치보다 짧은 것.
그래서 지금 나는 462일 남은 육군 일병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