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을 잡다

MP3플레이어로 음악을 듣고 있는데 무심코 곡을 선택했는데 불독맨션이었다.
내가 불독맨션을 좋아했을 때 얼마나 철없던지를 잘 알고 있었다.

불독맨션의 전집을 다 듣고 있다가 익숙한 멜로디에 놀라서 생각해보니 연애시대 삽입곡이었다.
내가 연애시대 볼때 얼마나 그 노래 제목하며 가수가 누구였는지를 찾으려고 했었던지 잘 알고 있었다.

무심결에 예전에 쓴 일기장을 뒤적이며 뭐라고 썼는지 읽고 있는데 슬픈이야기 뿐이었다.
내가 펜으로 직접 일기를 썼을 때 얼마나 순수했던지를 잘 알고 있었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가 (대체로 자고 있지만 @@) 고개를 들었는데 내 앞에 예쁜 여자가 서 있었다.
내가 벌떡 일어나서 여기 앉으시죠 하려고 마음먹었던 적이 언제였던지를 까먹었다.

오늘 방을 잡았다.
법대 후문쪽이다.
정확하게 25일부터 들어가지만 주인아저씨의 배려로 17일부터 25일 들어가는날까지 작은 방에서 잠만잘 수 있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이제 부모님이랑 같이 사는게 마지막이 될거 같다.
내가 그렇게 생각한게 어니라 오늘 계약서를 같이 쓰고 돌아오던길에 어머니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냥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쾌적한 만큼 쾌적하게 최선을 다해서 공부를 해주겠다.
대체로 올해 11월부터 준비하면 된다는데 일찍 시작하자.
8월이나 9월쯤.
그래서 꼭 붙어서 내가 하고싶은일을 마음껏 할 수 있을때
비로소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할때
스스로가 부끄럽지 않게, 자신있게, 나도 열심히 살고 있어라고 말할 수 있겠지.
그리고 최소한 언젠가 다시 만나도 외면하지 않고 조금은 웃으며 미소지을 수 있겠지.

삶은 그런거니까.

덧. 시사 교양 보다는 드라마가 계속 끌린다.
지망 분야를 바꿔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