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Munich, 2005)

1972년 뮌헨올림픽 때 11명의 이스라엘 선수들을 죽인 사건을 바탕으로 팔레스타인 11명의 인물들을 암살하게 되는 이스라엘 요인들에 대한 영화 뮌헨. 뮌헨은 정치적이지만 정치적이지 않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난 오프닝을 보여주는 이 영화(납치와 TV와 세계의 반응을 섞어놓은 오프닝)는 소재만 놓고 본다면 무척이나 정치적인 언급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뮌헨을 잘 들여다 보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기해 볼 수 있다.

1. 무엇때문에 살인을 하는가?
2. 살인이 가져다 주는 결과는 무엇인가?
3.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서로 다른 존재인가?

첫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팔레스타인의 이스라엘 선수단 암살에 대한 복수로 시작을 한다. 하지만 영화는 곧 살인의 궁극적인 의미를 묻기 시작한다. 왜 죽이는가? 이스라엘은 살인에 대한 보복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누가 먼저 살인을 시작했는가 하는 문제서부터 11명의 표적이 왜 죽어야하는지 조차도 대답해주지 않는다. 이 질문은 다시 두번째 질문으로 넘어간다. 살인이 가져다 주는 결과. 애브너(에릭 바나)는 살인을 하면 할수록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잃는다. 이러한 부분은 동료가 살해당하기 시작하면서 부터 극단적으로 치닫는다. 계속된 살인은 살인을 부르고 그가 궁극적으로 목표했던 것이 살인을 위한 살인이었는지, 국가를 위한 살인이었는지, 가족을 위한 살인이었는지 조차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중요한 건 결국 그는 살인을 바라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해 온 일에 의심을 하게 되고 그 의심은 국가 조직의 반응과 어머니가 그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점에서 증폭된다. 그는 국가를 의심하며 자신이 해온 살인의 동기인 뮌헨올림픽 사건을 스스로 재구성하게 된다. 나아가 그가 결국 죽이게 되는 팔레스타인 조직원은 애브너에게 이렇게 말한다. 중요한건 집이라고. 집을 위해 테러를 하는 그를 보면서 결국 그에게 방아쇠를 당기게 되는 애브너는 이스라엘에서 어머니에게서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서로 으르렁거리는 존재들이지만 그들이 바라는 본질은 동일할 뿐이다. 서로가 서로의 집을 위해 싸우는 이 전쟁은 계속된다는 듯한 엔딩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