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1.
요즘들어 두통이 심하다.
갈수록 심해지는 걸 보니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을 몇 알 먹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오늘 밖에 나오기만 하면 담배를 한대씩 꺼내어 피면서 곰곰히 생각을 했다.
어려웠다.
사는게 어렵고, 생각하는게 어렵고, 글쓰는게 어려웠다.
세상은 쉬운게 하나도 없었다.

2.
백주년에서 공부를 하려고 늘 앉는 B148의 좌석표를 키오스크에서 뽑았다.
그리고 앉았는데 바로 얼굴을 맞대는 자리에 왠 여자가 앉아있었다.
연예인은 아니고 일본인이었다.
모든 책의 표지가 다 일본어였는데 책 내용은 한글이었다.
‘아. 한국어를 공부하는 일본 학생이구나.’했다.
생각해보니 석주가 좋아할거 같아 문자를 쳤는데 준호랑 석주 두 놈다 학생증이 없어 문대에 있었다.
그 때 쿨쿨 자던 일본 학생에게 또다른 여자가 다가오더니 일본말로 속닥대고 꺄르르 댔다.
그래서 저녁을 먹고는 가방을 싸고 나왔다.

3.
가방을 싸고 나왔는데 익숙한 그집앞 같은 느낌이들어 고개를 들었더니
너무나 익숙한 김태수씨가 방긋~ 웃고 있었다.
마지막 학기랜다.
1년동안 미국생활을 했다는데 생각해보니 메이저리그 몇경기 봤는지 안물어봤다.
태수의 영향으로 스카우팅 리포트 2006시즌꺼를 샀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월욜에 다시 보자는 말과 함께 헤어졌다.

4.
현석군과 헌책방에서 책을 사기로 했는데 제기랄 헌책방이 한군데도 없었다.
현석군은 9시반에 약속있다고 남는 시간 같이 때워달라는데 솔직히 그럴처지는 못되고
은근슬쩍 임아영양을 끌어드리려 했으나 우리의 의도가 너무 쉽게 간파된 탓에 쥐쥐.
결국 일상은 무료하게 흘러 지금이 됐다.

내일 하루는 생각을 정리하면서 두통을 다스려 자신감이 철철 넘치도록 마인드 컨트롤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