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 2007]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A Gentle Breeze in the Village, 天然コケッコ, 2007)

 

사용자 삽입 이미지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A Gentle Breeze in the Village, 天然コケッコ, 2007)

[린다린다린다]의 감독 야마시타 노부히로의 7번째 작품. 거의 매년 작품을 쉬지 않고 만드는 감독 중의 하나. 76년생으로 나이도 비교적 젊다. 우선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부산에서 아주 ‘최악의 기분’을 겪은 상태에서 이 영화를 보았음을 이야기해두고 싶다. 물론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더 한 일이 있었지만. 중요한건 그런 배경에서도 이 영화를 이렇게 보았다는 거다.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얼마 전 모 일본 드라마 동호회에서 [천연 꼬꼬댁(天然コケッコ)]이라는 영화의 주제가를 쿠루리가 불렀다는 단신 때문이었다. 쿠루리는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주제가 [하이웨이]를 비롯 드라마 [오렌지 데이즈]의 주제가를 부른 그룹이다. 결국 주제곡이 [천연꼬꼬댁]이라는 영화에 관심을 갖게 만들더니 영화의 감독이 바로 야마시타 노부히로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부산행 차편을 알아보고 있었다. 올해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이 바로 [천연 꼬꼬댁]의 영문 제묵을 그대로 번역한 동일한 작품이었던 것! 결국 그 단신 하나가 나를 이렇게 부산에까지 인도하게 되었는데 금전적인 아쉬움이 크지만 우선적으로 가장 기대했던 영화가 기대를 충족시켜주어서 후회는 않는다.

영화는 간결하다. 간결하다 못해 너무 순수하다. 오프닝 시퀀스의 독백부분을 비롯하여 첫번째 페이드 아웃이 될때까지 영화는 순장만회의 진행방식을 빼다 박았다. 원작 만화 자체가 워낙 우수한 이유도 있겠지만 이러한 부분의 연출이 극적이거나 자극적이지도 않으면서 그 사이에 보여주는 어색한 부분이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되는 순수함을 보여준다. 야마시타 감독은 [린다린다린다]에서도 가끔씩 보여주었던 어색한 청춘의 느낌을 이 영화에서 가장 완벽하게 어우르는 방법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영화는 전체적으로 커다란 줄거리만 존재할 뿐 극적인 요소는 거의 배제되고 있지만 (가장 극적인 요소라고 해봐야 남자주인공 오사와가 소요와 같은 학교에 갈것인가 하는 정도인데 이마저도 순식간에 흘러간다. 하지만 마치 아메리칸 퀼트 같은 많은 옴니버스 스타일의 영화들이 그러하듯이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저마다의 특징과 스타일을 가진 존재다. 그런 존재들은 조용하고 작은 마을에서 더욱 빛난다. 특히 나이대에 걸맞는 특징과 그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연출(예를 들면 가장 어린 아이부터 한살씩 올라갈수록 상대적인 어른스러움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하나씩 나온다.)을 보고 있노라면 가끔씩 나타나는 유머 코드는 영화에 만점을 줄 플러스 요인이다.

참고로 영화의 원작은 바로 동명의 만화 [천연꼬꼬댁]이다. 이 작품은 순정만화 펜들이라면 누구나 다 알만한 [footnote]쿠라모치 후사코는 80년 당시만해도 꿈 같았던, 현실성 없는 러브스토리가 주류를 이뤘던 때에 또래 소녀가 가진 고민 등 친근한 소재로 만화를 그려 소녀만화의 새로운 장을 연 만화가이다. 작품을 연재하고 있었던 슈에이샤의 <별책 마가렛>에서는 츠무기 타쿠와 쌍벽을 이루며 타다 카오루, 이쿠에미 료 등에게 영향을 줬다. 슈에이샤의 <리본>, <별책 마가렛> 등으로 대표되는, 사춘기 소년소녀의 연심을 그리는 데 탁월한 그녀는 특히나 감정표현에 서툰 쿨한 남자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설정을 전형적인 소녀만화의 하나의 형태로까지 자리잡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런 그녀의 성향은 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보다 도전적으로 변하고 90년대 후반부터는 당시까지 활약하고 있었던 <별책 마가렛: 중고생 취향의 소녀만화>에서 <코러스: 어른 취향의 소녀만화>로 활동의 장을 옮긴다. 이런 가운데 탄생한 작품이 그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천연 꼬꼬댁>이다. <천연 꼬꼬댁>은 그녀가 <별책 마가렛>에서 <코러스>로 옮겨 94년 7월호부터 2000년 11월호까지 연재한 작품으로 작은 마을에 사는 주인공 소요의 일상과, 도쿄에서 온 전학생 히로미와의 순애를 축으로 그린 연작 단편이다. 투명한 심리묘사와 그림으로 연상시키는, 교묘한 그녀만의 연출법이 인정받으며 제 20회 코단샤 만화상을 수상, 지금까지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footnote]쿠라모치 후사코씨의 작품이다. 또한 각본 역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비롯 [메종 드 히미코]등의 각본을 맡은 와타나베 아야씨가 책임지고 있다.

 

 

くるり – 言葉はさんかく こころは四角
영화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원제 <천연꼬꼬댁>) 주제곡


言葉は三角で 心は四角だな
코토바와 산카쿠데 코코로와 시카쿠다나
말은 삼각이고 마음은 사각이구나

まあるい?をそっと拭いてくれ
마-루이 나미다오 솟토 후이테쿠레
둥근 눈물을 살짝 닦아줘

知らない街角の
시라나이 마치카도노
모르는 길거리의

知らない片隅で
시라나이 카타스미데
모르는 한구석에서

知らない誰かと?に落ちるだろう
시라나이 다레카토 코이니 오치루다로-
모르는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겠지

いつかきっと君も?に落ちるだろう
이츠카 킷토 키미모 코이니 오치루다로-
언젠가 분명 너도 사랑에 빠지겠지

?いだお手?を振り?うように
츠나이다 오테데오 후리하라우요-니
맞잡았던 손들을 뿌리치듯이

言葉は三角で 心は四角だな
코토바와 산카쿠데 코코로와 시카쿠다나
말은 삼각이고 마음은 사각이구나

まあるい?をそっと拭いてくれ
마-루이 나미다오 솟토 후이테쿠레
둥근 눈물을 살짝 닦아줘

地下?は走ってく 君は?をなびかせて
치카테츠와 하싯테쿠 키미와 카미오 나비카세테
지하철은 달려간다 너는 머리를 휘날리고

君の?いは ずっと僕の?い
키미노 니오이와 즛토 보쿠노 니오이
너의 향기는 계속 나의 향기

いつかきっと君も?に落ちるだろう
이츠카 킷토 키미모 코이니 오치루다로-
언젠가 분명 너도 사랑에 빠지겠지

?いだお手?を振り?うように
츠나이다 오테데오 후리하라우요-니
맞잡았던 손들을 뿌리치듯이

明るい話しよう
아카루이 하나시시요-
밝은 이야기를 하자

暗くならないうちに
쿠라쿠나라나이 우치니
어두워지기 전에

この?が冷めてしまわないうちに
코노 코이가 사메테시마와나이 우치니
이 사랑이 식어버리기 전에

言葉は三角で 心は四角だよ
코토바와 산카쿠데 코코로와 시카쿠다요
말은 삼각이고 마음은 사각이야

まあるい?よ 飛んでゆけ
마-루이 나미다요 톤데유케
둥근 눈물이여 뛰쳐나가라

まあるい?よ 飛んでゆけ
마-루이 나미다요 톤데유케
둥근 눈물이여 뛰쳐나가라